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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文帝)가 내린 훈계 1

불가록(不可錄) 음욕 모든 불행의 씨앗

by 明鏡止水 淵靜老人 2022. 11. 1.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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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文帝)가 내린 훈계 1

문제(文帝) -주1) 께서 말씀하셨다.

하늘에 도(天道: 자연에 리치)는 간음에 벌을 내리는데, 그 과보(果報)가 몹시 빠르다. 그런데 사람들은 두려워할 줄 모르고, 흐리멍덩하니 꿈속만 헤매고 있구나. 정말 행실을 닦고 점검하지 않으면, 그에 따른 재앙이 곧장 닥치리라. 오호라, 그대 중생들이여! 내가 일깨우는 말을 들어 보소라.

혜택을 베푸는 이에게 길함이 찾아옴은, 옛날부터 전해지는 격언이고; 착하지 못한 자에게 재앙이 내려옴은, 옛 사람이 분명히 경고했네. 춘추전(春秋傳)- 주2)에 실린 음란 주인공들은, 모두 집안을 망치고 나라를 잃었으며; 시경(詩經) 풍아(風雅) -주3)에 읊어진 풍자와 비웃음 대상은, 다 눈 맞아서 바람난 자들이지. 그래서 천리(天理)에 거스르면 저절로 천성을 해치게 되고, 음욕에 탐닉하면 스스로 명예를 잃게 된다. 사람 행실이 한번 어그러지면, 하늘마음(天心)이 온통 진노하는 법! 계수 향기(桂香) 가득한 과거시험 뜨락엔, 정결한 이가 아니면 초청 받기 어렵거늘; 살구 복숭아 즐비한 황제 은총 잔치에, 명예 더럽혀진 자 어찌 끼일 수 있으리?

내가 문장으로 선비를 시험하는 중책(文衡: 문장을 다는 저울. 文柄이라고도 함)을 맡아, 일찍이 가르침을 내려 보냈건만, 어찌하여 선비 자제들은 반나절 쾌락에 탐닉하느라, 종신 대계(大計)를 까맣게 잊고 만단 말인가? 사람에 음란을 꾀고, 사람마다 음란을 부리며, 서로 앞 다투어 시장을 이루는구나. 그러니 죄업에 과보가 참혹하여, 눈뜨고 보기 어렵거늘; 마음을 깨끗이 씻고 회개하는 이는 어느 누구던고?

내가 과거시험이 치러질 때마다, 매번 수시로 급제자를 취사선택하노라. 한번 붓을 그어 급제할 이름을 지우는 것은, 단지 이웃집 아낙을 엿본 죄 탓이며; 몇 글자 적어 급제자 명단에 끼워 넣음은, 오직 남에 녀자 유혹을 물리친 공덕 때문일세.

평지에 천둥소리를 듣고 싶은가? 한 치 마음(方寸)에 욕망 불길 지피지 말게. 종신토록 실의에 빠진다면, 고생한 공부와 높은 학식이, 어찌 아깝지 않으리? 한 평생 곤경에 처박힘은, 모두 한계선을 넘고 절개를 망가뜨린 때문일세. 선비 자제들은 이러한 까닭과 이유를 잘 살피지 못하고, 도리어 하늘을 원망하고 사람을 탓하는구나.

장래 장원급제에 씨를 뿌릴 곳은, 단지 마음 밭(心田)에 있으며; 그대에게 보랏빛 관복(官服)을 입혀줄 것은, 결국 음덕 성취(음즐(질): 陰騭)에 달려 있네. 시험장 주위를 온통 신명(神: 陽)이 지키고, 세 차례 과거마다 온갖 귀신(鬼: 陰)이 끼어들지. 안타깝도다, 글자마다 구절마다 칭찬하는 동그라미가 가득한데, 갑자기 등잔불에 답안지가 그을려 버린 이여! 슬프도다, 한 편마다 한 수마다 비단에 수놓은 듯 훌륭한데, 까닭 없이 먹물로 문장을 뒤덮어 버린 자여! 바로 이 때 내가 정말로 모든 일을 주재하나니, 누가 감히 높푸른 하늘에 눈이 없다고 지껄이는가?

과거에 장원으로 합격하는 이들은, 신명들이 깜짝 놀랄 만한 공덕이 있으며; 연꽃이 피다가 봉오리 채 떨어지는 자들은, 불길한 락방(落榜) 소식을 곧 들으리라. 올바른 마음을 지니고 사(邪)된 행실을 범하지 않으면, 저절로 명성이 날리고 복록이 찾아들리라. 이에 특별히 새로운 유시(諭示)를 내리노니, 모두 보고 들어 마음에 깊이 명심하라.

(옮긴이 해설: 지금은 비록 과거제도가 없어졌지만, 여전히 학교 입시와 각종 고시(시험)가 있으며, 또 일반 복록과 수명 증감에도 직접 관련한다. 혹시라도 이러한 가르침을 어리석은 미신으로 치부하거나,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에 잠꼬대 같은 헛소리를 하느냐고 지껄이지 않기를 바란다. 설사 간음을 범하더라도, 부귀공명을 얻는 데 결코 장애가 되지는 않을 거라고 믿고서, 함부로 행동하는 일은 부디 없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주1) 문제(文帝): 보통 문창제군(文昌帝君)으로 불리며, 문창(文昌)과 재동제군(梓潼帝君)이 하나로 합쳐진 이름으로, 공명(功名)․벼슬(祿位)을 관장하는 도교(道敎)에 주요 신(神)이다.

문창은 동아시아 고대 천문학에서 자미원(紫微垣)에 속하는 별자리 이름으로, 상장(上將)․차장(次將)․귀상(貴相)․사명(司命)․사중(司中)․사록(司祿)이란 여섯 별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가운데 제2․3․4번 째 별은 각각 큰곰자리에서 ν․φ․θ별에 해당한다.

또 문창은 문곡성(文曲星)․문성(文星)이라고도 불리며, 고대 신화에서부터 공명(功名)과 벼슬(祿位)을 관장하는 신으로, 글공부하는 선비들이 섬겨 왔다. 그런데 원(元)나라 인종(仁宗)이 연우(延祐) 3년(1316)에 재동제군(梓潼帝君)을 ‘보문개화문창사록홍인제군(輔文開化文昌司祿宏仁帝君)’으로 책봉하면서, 둘이 하나로 합쳐져 ‘문창제군(文昌帝君)’이 되었다.

재동제군은, 전해오는 말에 따르면, 성이 장(張)씨고 이름이 아자(亞子)로, 촉(蜀) 칠곡산(七曲山: 지금 사천성 梓潼縣 북쪽)에 살았는데, 진(晋)나라 때 벼슬하다가 전사하였다고 한다. 후세 사람들이 그를 추모하여 기념 사당(廟)을 세웠고, 당송(唐宋) 시대에 거듭 책봉 받아 영현왕(英顯王)에 이르렀는데, 옥황상제(玉皇上帝)께서 그에게 문창부(文昌府)와 인간세상 벼슬공명을 관장하도록 명하셨다고 한다.

주2) 춘추전(春秋傳): 춘추시대 로(魯)나라 역사 기록인 춘추(春秋)라는 경문(經文)에 주(注)를 달고 해석한 세 가지 전(三傳)인 좌전(左傳)․공양전(公羊傳)․곡량전(穀梁傳)을 가리킴.

주3) 춘추전(春秋傳): 춘추시대 로(魯)나라 역사 기록인 춘추(春秋)라는 경문(經文)에 주(注)를 달고 해석한 세 가지 전(三傳)인 좌전(左傳)․공양전(公羊傳)․곡량전(穀梁傳)을 가리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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