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으로 그들의 의심을 끊어줌(爲斷彼彼疑)을 설합니다.
經曰:
阿㝹樓馱雖說: 衆中皆悉了達四聖諦義; 世尊欲令此諸大衆, 皆得堅固, 以大悲心, 復爲衆說: 汝等比丘, 勿懷悲惱. 若我住世一劫, 會亦當滅. 會而不離, 終不可得. 自利利人, 法皆具足. 若我久住, 更無所益. 應可度者, 若天上人閒, 皆悉已度; 其未度者, 皆亦已作得度因緣. 自今已後, 我諸弟子展轉行之, 則是如來法身常在, 而不滅也.
비록 아노루타가 대중은 모두 다 사성제 진리를 명료히 통달하였다고 여쭈었지만, 세존께서는 모든 대중이 다함께 확고부동하게 얻도록 하려고 대자비심으로 다시 대중한테 말씀하셨습니다.
?비구 여러분! 슬퍼하거나 괴로워하지 마십시오. 설사 내가 세상에 1겁 동안 머문다고 할지라도, 만남은 반드시 흩어지는 법입니다. 만나서 헤어지지 않는 법은 결코 없습니다. 자신을 이롭게 하고 남도 이롭게 하는 법이 모두 원만히 갖추어졌습니다. 설령 내가 더 오래 머물지라도, 더 이상 보탬은 없습니다. 마땅히 제도할 자들은 천상이건 인간이건 모두 다 이미 제도하였습니다. 아직 제도 받지 못한 자들도, 또한 앞으로 제도 받을 인연은 이미 갖춰졌습니다. 이제 앞으로 내 모든 제자들이 서로 법륜을 굴려 수행해 나간다면, 바로 여래 법신이 사라지지 않고 항상 존재하는 것입니다.?
論曰:
六. 2. 여기서 의심 끊어줌(斷疑)은, 그들이 최고 수승한 부분에 대해 품는 의심을 끊어준다(斷彼勝分疑)는 뜻입니다.
(1)?阿㝹樓馱雖說, 衆中皆悉了達四聖諦義?는, 각자 경지에서 앞서 성취한 바를 가리킵니다.?世尊欲令此諸大衆, 皆得堅固, 以大悲心, 復爲衆說?은, 다시 여기에다 최상의 성취를 더해, 그들이 얻은 구경究竟에서 물러나지 않도록 하심이며, 이는 최상의 법을 보호하지 못할까 염려하는 여래의 자비심이 지극히 순후淳厚하심을 나타냅니다.
【절요】거룩함(聖)이란 올바름(正)입니다. 새어나가지 않는 올바른 진리(無漏正法)를 마음에 얻었기 때문입니다.?제諦?에는 제실(諦實: 眞實)과 심제(審諦: 審察) 두 가지 뜻이 있는데, 사성제품四聖諦品과 같이 이 두 뜻으로 풉니다.?復爲衆說?이란, 높은 경지에 오른 자에 의탁하여 아래 사람을 분발하게 격려하고, 현재에 기탁하여 미래를 훈계함입니다. 론에서는 여래의 자비심이 지극히 순후淳厚하시어, 최상의 법을 보호하지 못할까 염려하심이라고 말합니다.
【보주】상근기만을 위함이 아니고, 중하 근기까지 완곡하게 가피하심입니다. 또한 단지 한때만을 위함이 아니고, 멀리 만세萬世까지 혜택을 끼치심입니다.
【해설】사성제四聖諦란, 이 사제四諦를 증득하면 성인 과위聖果를 이룰 수 있으므로 성제聖諦라고 부릅니다. 또 진리가 비록 본디 그러하지만, 오직 성제만이 완료(명료)하기에 성제라고 부릅니다. 이때 대중은 비록 모두 이 사성제를 분명히 통달했지만, 여래께서는 자비심이 지극히 순후하시어, 두루 미래 중생을 위해 나머지 의혹을 영원히 끊어주기 위하여, 다시 대중들한테 설하신 것입니다.
(2) 그러면 무엇을 어떻게 설하실까요?(세 단락으로 나뉨.)
1) ①?汝等比丘, 勿懷悲惱, 若我住世一劫, 會亦當滅, 會而不離, 終不可得?은, 자타自他가 함께 사라지는 유위공덕有爲功德을 설합니다. 여기서 자타는 법을 설하는 자와 듣는(聽) 자의 차별을 뜻합니다.
②?自利利人, 法皆具足?은, 법문이 사라지지 않고 항상 머묾(常住不滅)을 설합니다.
③?若我久住, 更無所益?은, 남을 이롭게 하는 일이 다 끝마쳐져(他利事畢竟) 더 이상 할 게 없음을 나타냅니다.
【절요】?會亦當滅?이란, 세상에 비록 아무리 오래 머물더라도, 때가 되면 만남도 또한 사라진다는 뜻입니다.?會而不離, 終不可得?은, 위에서 스스로 사라짐을 밝힌 데 상응하여, 여기서는 남들도 사라짐을 말하는 것입니다. 어찌 나만 그러하겠습니까? 일체 모두가 다 그러합니다.
?회會?는?취聚?와 같이?모이다?는 뜻입니다. 한번 이미 모임(聚會)이 있으면, 반드시 흩어짐(離散)으로 돌아갑니다. (만나면 헤어집니다.) 모이고 흩어짐(聚散)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사자師資의 취산聚散이요, 다른 하나는 오음五陰의 취산聚散입니다. 그러한 즉, 일체가 모두 덧없습니다.(無常)
?자리自利?는 원인을 닦아 결과를 얻음이오,?이타利他?는 법을 설해 중생을 교화함입니다. 지극한 성인이 자비를 드리워 법문을 설하심에, 흡족히 두루 갖추지 않음이 없습니다. 이 법이 항상 존재하므로, 세간 중생들은 스스로 닦아 배울 수 있으니, 내가 계속 머물 필요가 없습니다. 법이 온전히 갖추어져 있으니, 내가 머물러 뭣 하리오?
【보주】사자師資란 한 대중이 모이고 흩어짐입니다. 주석(主席: 師)이 항상 도반(道伴: 資)을 거느리고, 도반은 항상 주석을 따르라는 법은 결코 없습니다. 오음五陰이란 한 몸이 모이고 흩어짐이니, 색음色陰은 사대(四大: 地水火風)로서 합쳐지면 반드시 흩어지기 마련이고, 나머지 사음(四陰: 受想行識)은 허망한 염두가 일면 반드시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일체가 모두 덧없다(無常)고 말합니다. 보탬이 없음(無益)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모든 부처님이 세상에 머무심은, 단지 법을 설해 중생을 이롭게 함에 그치는데, 법이 이미 갖춰져 있으니 보탬이 없습니다. 다른 하나는, 부처님이 만약 오래 머물 것 같으면, 중생들이 부처님 만나기가 어렵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될 테니, 그래서 보탬이 없습니다.
【해설】할 일을 아직 끝마치지 못해 부처님 열반을 보고 슬픔(悲感)이 북받치는 이들의 의심을 끊어주기 위한 설법입니다. 자리리타 법이 모두 갖추어졌으면, 바로 이에 의지해 수도할 수 있습니다. 회자정리는 세간법에서 당연한 이치입니다. 또한 내가 오래 머물더라도 너희한테 이익이 없으니, 어찌 슬퍼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2) ①?應可度者, 若天上人閒, 皆悉已度?는, 저들 대중 가운데 자신을 이롭게 하는 일도 다 끝마쳐져(自利事畢竟), 더 이상 할 게 없음을 나타냅니다. ②?其未度者, 皆亦已作得度因緣?은, 아직 닦아 모으지 못한 자(未修集者)는, 사라지지 않는 법문(不滅法門)에 의지하여 제도할 인연이 될 수 있다고 설합니다.
여기에는, 최상의 법 가운데서 아직 제도하지 못한 자는, 상주법문常住法門에 의해 제도한다는 각별한 이치도 담겨있습니다.
【절요】그러그러한 중생들한테 자리自利 일이 끝마쳤으니, 이제 그러그러한 천상인간들로 하여금 원인을 닦아 결과를 얻게 하심입니다. 아직 닦아 익히지 못한 자(未修習者)는, 사라지지 않는 법문(不滅法門)에 의지하여 제도할 인연을 이룰 수 있으니, 이는 미래에 무르익어 해탈(熟脫)할 씨앗을 이미 뿌린 셈입니다. 법문이 세상에 있으면, 닦아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주】무르익어 해탈함(熟脫)이란, 선근善根이 푹 무르익어 해탈을 얻음입니다.
【해설】번갯불에 길을 본 자들의 의혹을 끊어주기 위한 설법입니다. 더러 마음속에,?부처님이 세상에 계실 때에는, 설법을 들으면 모두 제도 받을 수 있지만; 부처님이 열반에 드신 뒤에는, 도를 볼 연유緣由가 없지 않은가요??라고 의심을 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제도할 자는 이미 모두 제도하였고, 설령 제도하지 못한 자도 모두 제도 받을 인연을 갖춰졌습니다.?고 설하셨습니다. 인연만 닿는다면, 도를 보지 못할까 근심할 필요가 없다고!
3) 무너지지 않게 유지하는 공덕(住持不壞功德)도 두 가지로 설합니다.
① 우선?自今已後, 我諸弟子, 展轉行之?는, 원인 자리(단계)에서 항상 닦고(常修) 끊임없이 닦아(不斷修) 무너지지 않게 유지함(住持不壞)을 나타냅니다.
【절요】?弟子行之?는 원인 자리에서 무너지지 않게 유지함(住持不壞)으로서, 열반 후 제자들이 항상 이에 의지해 닦고 익혀, 서로 대를 이어가며 전수하여 끊어짐이 없게 한다는 뜻입니다.
② 다음으로?則是如來法身, 常在而不滅也?는, 결과 자리(단계)에서 항상 뚜렷이 드러내(常顯) 무너지지 않게 유지(住持不壞)함을 나타냅니다.
【절요】?法身常在?란, 결과 자리에서 무너지지 않게 유지함(住持不壞)으로서, 제자들이 행하는 법이 끊어지지 않음으로써, 곧 여래의 오분법신五分法身이 항상 세상에 존재한다는 뜻입니다.
이 두 가지 무너지지 않게 유지하는 공덕(住持不壞功德)은, 최상의 법이 능히 의심을 끊는 줄 마땅히 알라고 일깨웁니다.
【보주】부처님 몸은 비록 사라지지만, 부처님 법은 항상 존재하여, 법에 의해 수행하니, 이는 곧 부처님이 세상에 머무시는 것입니다.
【해설】?부처님이 어찌 이리 재빨리 열반에 드실까??라는 의심을 끊어주기 위한 설법입니다. 제자들이 대를 이어 굴려 행하기만 하면, 원인 자리를 머물도록 유지함(住持)이 무너지지 않고; 법신法身이 소멸하지 않고 항상 존재한다면, 결과 자리를 머물도록 유지함(住持)이 무너지지 않습니다.
원인과 결과가 함께 항상 유지하는데, 어찌 재빨리 열반하신다(사라진다)고 말할까요? 그러나 이 또한 임기응변하는 권법權法으로 대하여, 오분법신(五分法身: 부처님 몸은 계ㆍ정ㆍ혜ㆍ해탈ㆍ해탈지견의 다섯 공덕법으로 성취했다는 뜻에서 법신을 일컬음)이 상주한다고 설한 것입니다. 만약 진실한 법에 들어가면, 응신應身과 화신化身도 또한 상주합니다. 영산靈山 법회가 흩어지지 않고 엄연히 이어지니, 나를 속임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