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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목숨 덧없음을 경책함

인광대사가언록. 생사 해탈을 위한 보리심

by 明鏡止水 淵靜老人 2023. 1. 3.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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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람 목숨 덧없음을 경책함

 

광음(光陰)은 재빨리 흐르고 계절은 끊임없이 바뀌어, 한 순간 한 찰나도 머무르지 아니하오. 이것은 어쩌면 조물자(造物者)가 우리 인류와 일체 중생에게 넓고 긴 혀[廣長舌]를 드러내어, 목숨이 덧없고 부귀영화도 길지 않으니, 한시 바삐 돌아갈 길을 찾아 윤회고해를 벗어나라고 설해 주시는, 위없는 미묘법문(無上妙法)이 틀림없소.

생사 문제는 너무나도 중대하고, 덧없음[無常: 죽음]은 재빨리도 찾아온다오. 남의 일을 귀로 듣고 제아무리 놀라고 두려워해도, 자신에게 몸소 닥쳐 겪는 고통의 절실함만은 훨씬 못한 법이오. 그러니 미리미리 준비해 두어야 하오. 임종을 기다렸다가 닦으려니 생각한다면, 틀림없이 업력(業力)에 끌려 정신을 잃고 말 것이오.

그래서 옛 속담에 총명한 지혜로도 업장을 대적할 수 없거니와, 부귀영화로 어떻게 윤회를 벗어날 수 있으리오?[聰明不能敵業, 富貴豈免輪廻?]”라는 말씀이 있소. 생사의 관건이 닥쳐오면, 하나도 의지할 게 없소. 오직 아미타불만 믿고 의지할 수 있을 뿐이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세상에 이를 아는 사람이 매우 적고, 알면서 진실로 믿고 실제로 염불하는 사람은 더더욱 적구려.

섣달 그믐날은 한 해의 마지막 날로, 미리 잘 준비하고 처리해 놓아야 하오. 그렇지 않으면 빚쟁이나 원한 품은 사람들이 떼 지어 몰려와, 편안히 설을 쇠지 못하도록 잡아 묶고 들볶을 것이오. 임종은 인간 한평생의 섣달 그믐날이라오. 믿음과 발원과 염불 수행[信願行]의 세 가지 밑천 양식[資糧]을 두루 갖추어 놓아야 하오. 그렇지 못하고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세 가지 악습이 여전히 남아 있다면, 무량 겁 이래의 빚쟁이와 원한 진 중생이 모두 한꺼번에 달려들어 아우성치며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을 것이오.

정토 법문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임종에 어찌할 줄 모르고, 업력에 끌려 다음 생을 받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겠소. 하지만 설사 안다 할지라도, 진실하게 힘써 수행하지 않았다면, 마찬가지로 악업에 이끌려 육도 윤회를 계속하게 되오. 윤회 고해 벗어날 요로(要路)를 찾으려고, 오직 매 순간 생각마다 죽음을 두려워하고 죽은 뒤 삼악도에 떨어질 것을 두려워한다면, 염불이 저절로 순수해지고, 정토 수행도 자연히 이루어질 것이오. 그러면 어떠한 세속 홍진의 사물도 그의 정념(正念)을 빼앗거나 어지럽히지 못하리다.

그리고 극락왕생을 바라는 사람은, 죽음을 두려워해서는 안 되오. 만일 오늘 당장 죽는다면, 오늘 곧장 서방극락에 왕생하면 되지 않겠소? 이것이 바로 이른바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朝聞道, 夕死可矣.].”는 공자님 말씀이오.

어찌하여 오늘 꼭 죽어야 할 운명인데도, 죽고 싶지 않아서 발버둥치면서, 세속의 경계와 인연에 대한 미련과 집착을 놓아버릴 수 없단 말이오? 그러다가 미련과 집착이 장애가 되어, 정토의 경지가 나타나지 않고, 업력에 따라 다음 생을 받을 선악의 경계가 나타나면, 어떻게 할 작정이오? 그때는 꼼짝없이 나타난 선악도(善惡道)에 생겨나야 하고, 극락왕생은 그림의 떡이 되고 말 것이오.

그래서 정토 수행을 하는 사람은, 오늘 죽어도 좋고, 앞으로 120세를 더 살다가 죽어도 좋다고 여겨야 하오. 모든 것을 이전의 업력에 내맡긴 채, 자의로 비교하고 따지는 망상일랑 내어서는 안 되오. 믿음과 발원만 진실하고 간절하다면, 과보가 다하여 목숨이 끝날 때, 정신의식이 홍진의 수고로움을 하직하고 훌쩍 정토에 뛰어들 것이오. 그 순간 구품 연화가 피어나면서, 부처님께서 수기(授記)를 내리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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