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효직(黃孝直)이 이렇게 말하였다.
[론어(論語)]에, “젊을 때는 혈기가 안정되지 않기 때문에, 녀색을 잘 경계해야 한다.(少之時, 血氣未定, 戒之在色.)”는 말씀이 있다.
사실 성인은 녀색에 대해 경계하지 않는 때가 없다. 례(禮)에 보면, 일반 서민은 50세가 되도록 자식(아들)이 없는 경우가 아니면, 첩을 들이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러니 원칙으로 두 녀색을 거느리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또 남자는 30세가 되어야 장가를 들었으니, 함부로 녀색을 가까이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제후는 자기 관할(국가) 경내에서는 아내를 맞이하지 않았으니, 최고 권력을 가진 임금이라도 남에 아내를 빼앗는 일이 없음을 알 수 있다. 또 옛날 왕들은 춘분․추분과 하지․동지 날에는 문을 잠그고 수양하였으니, 마음을 맑게 하고 욕심을 적게 가지는(淸心寡欲) 공부를 알 수 있다.
그런데 공자께서 이러한 내용을 모두 언급하지는 않고, 오직 ‘젊을 때는 혈기가 안정되지 않기 때문에, 녀색을 잘 경계해야 한다.’는 한 말씀만 특별히 지적하셨을까? 이 점이 진실로 아주 중요하여, 특별히 강조하고 경외(敬畏)하신 뜻이다.
무릇 사람이 젊을 때는, 초목이 막 싹터 자라기 시작하는 시기와 같고, 또 곤충들이 칩거하여 겨울잠 자는 시기와 같다. 초목이 막 싹틀 때, 그 싹을 꺾거나 밟으면, 죽지 않을 리가 없다. 또 곤충이 칩거해 잠잘 때, 움집을 파헤쳐 꺼내면, 역시 죽지 않을 수 없다. 성인께서 젊은 시절(소년)을 특별히 지적하여 일깨우신 뜻도 마찬가지 리치다. 색욕에 대한 마음을 힘써 절제하고, 공경스럽게 자중자애 하여, 부드럽고 취약한 몸을 잘 보양(保養)하라고 당부하는 가르침이다.
청소년 시절에 뜻을 굳게 지니고 욕망을 단호히 절제하여, 이 색욕(성욕)에 관문을 잘 통과하면, 나중에 성장하여 원기와 정신이 모자라지 않고 충만하게 된다. 그리고 국가 사회에 나가 백성을 위해 일할 때는, 활기 넘치는 정신력으로 하늘을 떠들썩하게 할 위대한 사업을 할 수 있다. 진짜 인품과 진짜 학문이 모두 여기서부터 비롯한다. 설사 큰 그릇(인물)은 못된다고 할지라도, 반드시 타고난 천수를 다 누릴 것이며, 비명횡사로 요절하는 일은 결코 없다. 이 점을 청소년들은 깊이 명심하고 자세히 살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