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음에 관한 인과응보에 리치와 사례는 이미 상세히 소개했다. 그런데 정당한 부부관계는 사람들이 소홀히 하기 쉽다. 1년 가운데 부부관계를 금하고 재계(齋戒)를 지켜야 할 특정한 날들이 있는 줄도 잘 모른다. 예컨대, 주(周)나라 례법 중 월령(月令)에 따르면, 천둥이 나오기(치기) 사흘 전(춘분 3일전)에, 해당 관청에서는 목탁(木鐸)을 치면서 백성들에게 이렇게 훈시했다.
“천둥이 장차 나와 치기 시작할 때가 되었는데, 용모나 행동을 단정히 지키지 않는 자는, 자식을 낳아도 불구가 되고, 틀림없이 나쁜 재앙이 따를 것이다.”
무릇 사람 몸 안에 혈기(血氣) 순환은, 원래 천지자연에 절기(節氣)와 서로 호응하여 이루어진다. 가령 제때가 아닌데 움직여 쏟으면, 남녀 간에 혈기가 서로 적절히 합칠 수 없게 된다. 그때는 정액(精)과 혈기(氣)가 다른 때보다 백배 이상 크게 손상된다.
그리고 신명(불보살님, 천사)께서 강림해 순시하고 감찰하는 시기에는, 부부관계를 가지면 신명을 모독한 죄로, 눈에 보이지 않지만 무형 중에 심한 견책(譴責)을 당하게 된다. 그래서 남들 보기에는 세상에 아주 착하고 조심스러운 사람이라도, 더러 음(陰)으로 복록이나 수명을 삭감 당하기도 하고, 심하면 양(陽)으로 심한 질병에 걸리거나 요절하는 재앙을 당하기도 한다. 그러한 화는 흔히 이러한 연유에서 비롯한다.
나중에 후회해도 돌이킬 수 없는 액운을 당하는 것보다는, 미리 이러한 금기를 잘 알고 지켜, 스스로 혁신해 나가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이에 성욕(부부관계)을 절제해야 할 기일과, 천상、지상、인간에 세 가지 금기를 차례로 삼가 기록하노니, 자신을 사랑하는 현명한 군자 숙녀 모두 잘 준수하길 바란다.
1. 절제해야 할 기일
원본(原本)에는, 유불선(儒彿仙) 삼교(三敎)가 융합된 전통 민간 종교 신앙 관점에서, 월별로 기피해야 할 구체 날짜들이 상세히 적혀 있는데, 종교 신앙에 자유평등이 보장되는 다원화한 현대 사회에 맞춰, 옮긴이가 간략하게 정리하여 일반론을 대신 언급하고자 한다. 각자 믿고 따르는 종교 신앙에서 거룩한 날로 지정한 각종 기념일에는 부부관계를 절제해야 한다.
예컨대, 불교 신자는 부처님이 태어나고 출가하고 성도(成道)하고 녈반(涅槃: nirvṇa)하신 날(齋日) 및 매월 6재일(齋日)은 최소한도 부부관계를 삼가야 할 것이다. 기독교 신자는 예수님이 태어나고 악마에 시험을 받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날 및 여러 축일(祝日)에 별침(別寢)해야 하리라. 다른 종교 신앙도 마찬가지로 생각하면 된다.
이밖에 절기(節氣)상으로 누구나 절제해야 할 날은 다음과 같다.
춘분、추분、하지、동지 때는 최소한 당일을 포함하여 전후 3일씩 모두 7일간은 절제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또 입춘、입하、입추、입동、상원(上元: 음력 정월 15일)、중원(中元: 음력 7월 15일)、하원(下元: 음력 시월 15일)、초복、중복、말복과 조상기일(忌日)、부모 생신、자기와 배우자 생일 등도 부부관계를 가지면 안 좋다고 한다. 그밖에도 세세한 규정이 있으나 생략한다.
2. 천상(특별한 날씨、천문 현상)에 금기
몹시 덥거나 추운 날씨, 비바람이 거세고 천둥 치는 날, 일식、월식、무지개 뜬 날、지진、대낮、별빛이나 달빛 아래 등.
3. 지상(특별한 장소 환경)에 금기
사찰、교회、도량 등 종교 신앙에 거룩한 장소, 우물、부엌、화장실 부근、황무지(폐허)、무덤、시신(棺) 주위 등.
4. 인간(특별한 신체상황)에 금기
① 울컥 화 낸 뒤에는 간이 손상되어, 성관계를 가지면 틀림없이 병이 난다.
② 먼 길을 여행한 뒤에는 성관계를 금한다.
(옛날 걸어 다닐 때 이야기지만,) 성관계를 가진 뒤 백리 길을 가면 병나고, 백리 길 간 뒤 성관계를 가지면 죽는다고 한다.
③ 술에 취하거나 포식한 뒤에 성행위를 하면 오장이 뒤집힌다.
④ 빈속(허기)에는 원신(元神: 선천 정신)이 손상되고, 병이 나은 직후에는 재발한다.
⑤ 임신 후 성교를 하면 태(胎)가 손상되어, 심하면 류산(流産)하고, 출산 후 태독(胎毒) 후유증이 온갖 질병으로 나타난다. 건강하고 단정한 아이를 낳기 위해서, 반드시 임신 중 부부 별침을 엄수해야 한다.
⑥ 산후 10일 안에 성교하면 산모가 죽을 위험이 높고, 백일 안에 성교하면 산모가 병이 나기 십상이다.
⑦ 월경 기간 중에는, 남녀 모두 병을 얻기 쉽다.
⑧ 대자리(竹席) 같은 차가운 바닥이나, 얇은 이부자리, 문틈으로 들어오는 찬바람 등은 피해야 한다.
⑨ 성교 직후에는, 어린애가 옆에서 울더라도 젖을 주어서는 안 되며, 선풍기(에어컨) 같은 찬바람을 쐬거나 찬 음식을 먹어서는 안 된다. 성교 후 지나치게 찬 기운을 받으면 즉사할 수도 있다.
⑩ 하루 저녁에 두 차례 성교해서는 안 되고, 회춘(回春)시킨다는 사(邪)된 약(비아그라 같은 최음제)을 먹으면 안 된다.
⑪ 성교 시 일부러 사정(射精)을 억제하거나 참아서는 안 된다.
⑫ 질병에 걸렸거나 종기 등이 난 경우에는, 완전히 나은 뒤가 아니면, 절대 성관계를 가져서는 안 된다. 생명에 위험을 초래한다. 특히 눈병이 낫지 않았거나 막 나은 때 성교하면, 눈이 멀 위험이 아주 높다.
⑬ 무릇 몸이 허약(쇠약)하여 료양(療養)하는 사람은, 비록 원기를 회복하여 강건해졌더라도, 1년간은 성욕을 끊어야 한다. 재발하면 죽을 위험이 높다.
⑭ 근육이나 뼈를 다친 경우에는, 다 나은 뒤에도 반년은 성욕을 금해야 한다. 백일이 지나기 전에 성관계를 가지면 죽을 위험이 높고, 백일이 지났더라도 반년 이내에는 불구가 될 수 있다.
⑮ 지나친 근심걱정、고통、공포、긴장 뒤에는 성행위를 피해야 한다.
이상 소개한 절제 기일이나 각종 금기를 엄격히 따져 보면, 아무런 금기나 탈이 없는 날은 매달 6~7일 정도가 된다. 자신에 건강과 수명을 잘 보전하는 현명한 사람 같으면, 한 달에 많아야 서너 차례 부부관계를 갖는 데 그친다. 그런 사람은 질병이 침범하지 못하고, 정신이 강건하다. 그리고 성욕이 적은 사람은 틀림없이 아들을 많이 낳고, 자손들은 신체도 반드시 강건하게 된다. 그런데 요즘 젊은이들은 막 결혼하여 성욕을 지나치게 부리기 때문에, 몸을 크게 망치고 부부 백년가약(百年佳約)마저 위협하는 경우가 많다. 이 어찌 비통하고 안타깝지 않겠는가?
이상에 소개한 절제와 금기를 삼가 잘 지켜, 자신에 건강과 수명을 잘 보전한다면, 부부가 백년해로(百年偕老)하며, 자손들이 번성하는 경사가 절로 넘치리라.